생활코딩

우리 사회는 건축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최소한 못질이나 형광등 교체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건축으로 건축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시맨이나 피그미족 이라면 사회는 그에 걸맞는 미덕을 요구할 것이다. 이제 가상 현실은 건축 보다 크다. 어떤 온라인 게임은 실측이 영국 보다 크다고 하고, 네이버의 첫페이지가 하루동안 로딩되는 횟수를 최소 1억 페이지뷰에 30cm로 계산하면 3만km가 된다. 이 크기는 지구 지름의 두배가 넘는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살게 된 것이고, 세계는 그에 걸맞는 미덕을 요구할 것이다. 이른바 캐주얼한 코딩 정도는 자력으로 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컴퓨터의 조기 교육이 제법 활기를 띄었다. 그건 아마 컴퓨터라는 문명에 대한 부모들의 두려움과 게임에 대한 아이들의 열광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의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컴퓨터 교육 이라는 것 자체가 사라졌고, 마우스는 돌잔치에서 퇴출된지 한참 되었다. 빌게이츠는 멀고,진짜 개발자들은 가까우니 이 직군에 대한 세상 인심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분명히 소프트웨어고, 우리가 새로운 이웃과 이웃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이 블로그의 방문자 중 10% 이상이 (검색엔진, RSS수집기와 같은) 로봇이고, 게중에는 천역덕스럽게 댓글이나 트랙백까지 걸고 가는 스팸로봇도 상당하다. 또 이들을 단속하는 필터링 로봇도 24시간 순찰중이다. 이른 바 The others의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싫건 좋건 우리는 이들을 이해해야 하고,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제2 외국어가 바로 프로그래밍인 것이다. 그래서 사내에서 생활코딩 캠페인을 시작했다. 개발자가 아닌 동료들에게 프로그래밍 컨셉을 전달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프로그래밍을 강의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문제를 프로그래밍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를 코드 없이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다. 틈틈히 그 과정을 '생활코딩' 카테고리에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