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아담한 크기의 벤처기업인 우리 회사에 정치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나 관료주의는 조직사회의 그늘로 폄화 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다 필요해서 생기는 것이다. 캐릭터 지향적인 우리 조직에서 나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 사람마다 대하는 것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치는 감정과 행동을 표준화시킨다. 그래서 정치가 난무하는 조직에 들어가면 조직의 신진대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대체로 비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 비인간적인 질서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이것은 거대조직에서 일종의 뼈대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사라지면 조직은 붕괴된다. 문제는 표준화된 행동과 감정에서는 새로운 시도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거대기업이 신진대사를 유지하면서 창의를 발휘할 수 있을까? 모른다. 다만 창의적인 모험을 하고 싶은 이는 캐릭터 중심 사회의 피로를 감당해야 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은 사람은 비인간적인 정치와 관료주의를 감수해야 한다. 어차피 일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상한은 이렇게 초라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