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난 기억력이 참 후지다. 그래서 잊어먹는 것에 대한 불안이 남 달랐다. 나의 메모장은 수첩에서 연습장으로, 연습장에서 플래너로, 플래너에서 노트북으로 복잡하고 비싸졌다. 요즘은 다 부질없이 느껴진다. 짱짱하게 TODO리스트를 유지해봐야 그거 다 하지도 못하지 않는가? 그래서 스케줄링을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잊어버릴 만 하니까 잊어버리는 것이다. 저질 기억력의 혹독한 시련에서 살아남는 일들만 하기에도 사는게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