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감성

감성이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다가 적어본다.

하나. 자료 1: 감성(感性)과 감정(感情)의 차이 (자료: "산다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중에서)


※ 메모:


- 감정(感情)이란 어떤 대상이나 상태에 일어나는 마음으로 기쁨, 노여움, 슬픔, 분노 등의 느낌을 말한다. 형제애와 연정은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서도 나타나는 정서이고 조국애나 전우애는 집단적 동질성에서 서로 간에 느껴지는 감정이다. 영어에서도 [우리말과] 비슷한 의미로 feel과 emotion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 그러나 감성(感性)이란 어떤 대상으로부터 감각되어져 생기는[풀이: 어떤 대상을 감각으로 느끼어 아는] 인식능력을 의미한다. 즉 감정의 느낌 상태를 뛰어넘어 그것으로부터 어떤 지식이나 감정과 결합된 앎을 얻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중략) 영어로는 sensitivity, sensibility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의 뜻은 오감의 느낌을 지각하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sense와 능력을 뜻하는 ability와 합해진 합성어이다. (중략) 영어의 뜻으로 어원을 찾아보면 감성이란 뜻은 좀 더 분명해진다. 센스(sense)라는 뜻은 듣는 것(hear)과 보는 것(see), 냄새를 맡는 능력(smell), 맛(taste) 느끼는 것(feel)의 육체적인 5가지의 감각기관을 이용해 어떤 것을 분별하고 알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당연 감성(感性)이란 말은 다섯 가지의 능력을 분별하고 알아내는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둘. 자료 2: 국어사전을 보면 풀이의 깊이와 관련 용어간 정의의 정합성에 대해 항상 아쉬운 감이 들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찾아보게 된다. 자료: 네이버국어(국립국어원)

감정 感情 [명사]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 감정이 풍부하다

- 감정이 메마르다

-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순화한다.

- 그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 어머님은 슬픈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셨다.

- 그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감성 感性


[명사] 1.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


- 감성이 무디다

- 감성이 섬세하다

- 감성이 뛰어나다

- 그 시인은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이다.


[명사] 2. <철학>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


※ 메모: 감성(感性) 의 1번 풀이,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과 같은 국어사전의 기술은 하루 빨리 개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서 동사 "느끼다"의 행위주체를 생략한 것은 의미의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다.


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즉 느껴서 알게 되는) 그 자극의 성질>을 말하는 것인지,


나.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즉 느껴서 알게 되는) 인식주체의 성질>을 말하는 것인지,


읽는 순간에 언뜻 모호하게 읽힌다. 물론 1번 풀이를 잘 읽고 <곰곰이 더 생각해보면> [가]와 같은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감성에 대한 이 1번 풀이를 차라리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사람의 능력이나 감수성>이라고 하면 의미도 분명해지고 더 낫지 않을까?


셋. 감성 vs 감정, 이성 vs 지식(앎)


이런 우리말의 의미를 천착할 때 꼭 외국말에서 뿌리를 찾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성(性)이란 말은 태생이 우리말이고 이 말에 담아온 사상도 우리 사상이다(잘은 몰라도 조선시대 선조들의 성리학 논쟁 수준은 性과 理와 氣에 대한 주자와 그 언저리 중국인들의 경지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들었다). 이런 성(性)의 연원을 그리스나 로마에서 찾는다는 것은 좀 그렇다. 하물며 영어에서 찾는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과연 성(性)에 꼭 맞아떨어지는 인도유럽어 계통의 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찾는다기보다 비교해본다는 게 더 합당할 것이다.


성(性)으로부터 이성(理性)을 생각할 수 있고, 또 성(性)으로부터 감성(感性)을 생각할 수 있다. 천성(天性)이란 말도 있고, 본성(本性)이란 말도 있다. 이 모든 말이 성(性)으로부터 나왔을 거라고 추정된다.


동양사상과 철학 또 우리 선조들의 성리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니 이쯤에서 꼬리를 내려야겠다. 다만 나중에 생각을 더 이어가기 위해 적어두고 싶은 것은, 이성(理性)에 지식(혹은 앎)을 대응시켜보면 감성(感性)에 감정을 대응시키는 구도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즉 이성의 활동을 통해 이성의 주체가 만들어내거나 얻는 것을 지식이나 앎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감성(感性)이 작용하여 감성의 주체가 느끼는 구체적인 상태를 감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감성 vs 감정>과 <이성 vs 지식(앎)>으로 짝지어본 것은 그냥 생각의 연습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말 <앎>에 큰 지위를 부여하고 싶지만, 생각하고 따져보아 아는 앎도 앎일 것이요 생각없이 직관으로 느끼는 앎도 앎일 것이니, 이와 같이 짝지어 보는 것은 연습장에 자대고 그었다가 지우는 선에 불과하다.